이것이 영지주의다
(기독교가 숨긴 얼굴, 영지주의의 세계와 역사)
저자 스티븐 횔러는 현재 미국 영지주의 교회를 사역하고 있다.
저자는 과거의 영지주의 교회가 무엇인지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영지주의적 관점에서 초기 기독교를 평가하기 때문에, 친영지주의 관점이 적용되고 있다.
객관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여지지만, 영지주의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인해 이 사상이 무엇인지 잘 볼 수 있는 작품이다.
1. 영지주의(그노시스)
자기 지식은 물론 궁극적, 신적 실재들에 대한 지식을 언급한다.
이러한 지식은 자아를 통한 내면으로부터와 궁극적 존재가 보낸 애온들에 의해서 얻을 수 있다.
사람은 개인 안에 있는 신적 불꽃이 더 높은 세계의 실재와 하나가 되게 하는 경험을 제공 한다.
또한 애온들(예수, 셋, 하와, 석가, 마니, 조로아스터....종교 다원주의 성향지님)을 통해서 신적지식을 제공받아 신적인 합일이
가능하다.
2. 영지주의의 세계관
영지주의 자들이 주장하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경전이나 도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사색을 통해 생각한 것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도구이다.
철학이나 타종교의 사상이나 의식들을 자신들의 견해를 입증하기 무분별하게 인용하기도 한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이 세계가 불완전한 방법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 마음의 주요 부분을 포함해 창조된 세계를 악한 것으로 여긴다.
(악하게 창조되지 않았다면 왜 이세상에 죄와 불완전이 존재할까라는 신정론에서 시작된다).
영지주의는 지상의 삶이 고통과 덧없음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데서 시작한다.
초월을 통해서 진정한 원죄라고 여기는(영지주의자들이) 곧 신성한 존재로부터의 인간의 소외와 분리가 원래대로 회복될 수 있다.
기독교의 인간 타락을 용인하지 않으면서, 조물주 하나님을 유일한 범죄자로 여긴다.
또한 창조라는 말 대신 신성한 존재로부터 방출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영지주의자들은 공통적으로 야훼(구약의 조물주)를 경멸의 대상으로 여긴다.
영지주의의 구원개념은 힌두교와 불교 전통에서 볼 수 있는 해탈(해방)의 개념과 가깝다.
죄(원죄)로부터의 구원이 아니라, 죄의 원인이 되는 무지로부터의 구원을 바란다.
인간의 무지를 깨우는 존재들 중 예수를 최고의 구원자로 경외한다.
인간은 영적 무지로부터 해방되려면, 자신의 노력과 더불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영지주의는 세계관은 있지만 믿어야 할 교리나 경전은 가지고 있지 않다.
(스스로 성경을 경전으로 취하지 않음을 고백 – 영지주의는 기독교에서 파생된 분파가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종교로서 출발했다.
이것이 기독교와 만나면서 점점 세밀해지기 시작했다).
3. 영지주의의 창세기 이해
창세기를 교훈을 지닌 역사로 보지 않고 의미를 지닌 신화로 본다.
아담과 하와를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 안에 내재한 두 가지 심리, 내적 원리의 전형으로 보았다.
아담은 프시케(혼)의 극적 표현이고, 하와는 그보다 상위의 초월적 의식을 상징하는 프뉴마(영)를 나타낸다.
조물주(구약성경)가 아담을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하는 잠자는 자로 만들었을 때,
하와는 지혜로운 여성 곧 천상의 지혜인 소피아의 참된 딸로 아담을 깨운 존재이다.
뱀 또한 소피아에 의해 인도된 존재로 본다.
뱀은 교사가 되어 아담과 하와에게 자신들의 근원을 가르쳐준다.
인간은 조물주(데미우르고스)에 의해 창조된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영적 자아가 이 세상 너머,
궁극의 근본 하나님이 충만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들의 주장은 뱀이나 하와는 알지 못하는 하나님으로부터 보낸받은 선한 존재이고, 반대로 조물주(구약의 하나님)는 사탄이라는
견해이다. 하와는 그의 딸 노레아에게, 아담은 자신의 셋째 아들 셋(세트)에게 그노시스를 선물했다고 한다.
노레아는 착하지만 통찰력이 떨어진 노아와 결혼했다(나이로 보았을 때 불가능하지만 신화적으로 보면 가능하다).
아담과 하와의 자극을 받아 인간은 지상의 주인인 아르콘들을 불신하고 불복종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인간이 자유를 찾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결국 노아와 그 후손들은 방주에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빛나는 구름 속에 숨어 있음으로 천사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홍수를
이겨냈다는 것이다.
아담의 예언에 따르면,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성의 멸망은 인간의 죄 때문이 아니라 그노시스의 지혜를 얻은 인간을 용인할 수 없는
조물주 데미우르고스의 질투와 분노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본다.
(영지주의자는 이런 면에서 사악하다. 무엇이 죄인지도 모르고, 창조주를 거스리는 악한 윤리가 곧 자신들이 영지를 받았다는
증거로 삼는다. 그러므로 이들은 창조의 순리를 거스리고, 타락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
4. 소피아 – 영지주의 원형인 여성의 지혜
최고의 하나님으로부터 유출된 애온들중 가장 나중에 나온 애온이 소피아(지혜)이다. 그
녀는 충만(플레로마)속에 거하는 자들중 가장 젊다.
소피아는 멀리 떨어져 나와 플레로마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높은 자기, 곧 본질적 핵은 깨어나 충만에게로 다시 신비롭게 상
승하고, 낮은 자기는 소외 속에 그대로 남는다.
인간은 소피아처럼 둘로 분리되어 있다.
인류의 인간적인 측면은 혼란과 소외 속에 머물고 있는 반면, 인간의 영원한 자기는 온전함과 지혜에 속해 있는 것이다.
조물주(데미우르고스, 얄다바오트, 사클라스, 사마엘)는 소피아의 부정한(유산된) 자식이지만, 자신을 낳은 소피아를 몰라 보고,
아르콘들을 통하여 자신만의 왕국을 통치한다.
낮은 자기 상태의 소피아는 일곱 하늘 위에 있는 여덟 번째 하늘에 숨는다.
이런 소피아가 복귀한다.
소피아의 호소를 듣고 근본 하나님은 소피아를 구원할 능력을 준다.
성령과 그리스도, 그리고 예수를 포함해 수많은 에온들이 구원의 임무에 가담한다.
충만 속의 권능자들은 구조자들에게 자신들의 힘을 실어주고 무적의 빛과 총명을 채워준다.
5. 영지주의의 그리스도 – 구원자인가, 해방자인가?
이들이 보는 예수는 인간의 죄를 위한 속량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무지를 깨우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을 필요가 없다.
그로 인하여 부활을 언급하지도 않는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해 주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영지주의의 경전은 아버지, 아들, 성령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하지만, 예수를 눈에 보이는 몸을 입고 나타난 삼위의 두 번째 위격과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6. 죄악의 비밀 – 악에 대한 영지주의 관점
영지주의자들은 세상의 불완전한 상태를 원죄의 결과가 아니라 본래적인 결함 때문인 것으로 여긴다.
추상적으로 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라는 구조물의 일부이다.
이 같은 현실 세계를 만든 조물주가 있다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악은 분명 그의 책임이다.
이러한 영지주의의 입장은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신성모독적인 것이다.
신화에 따르면, 플레로마는 궁극적인 참 하나님의 본성이자 거주지이다.
플레로마(충만)의 방출은 위대한 천사와 비슷하면서 창조와 조직에 엄청난 재능을 지닌 수많은 중간 신들
곧 데이우르고스들로(복수) 자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존재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고귀한 근원에서 멀어지면서 악한 성향을 취하게 되었다. 그
들은 인간을 만들기 훨씬 전 자신들의 불완전한 본성을 따라 물질 세계를 창조했다.
(이런 신화는 뭐가 뭔지 모른 상태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형된 것 같다.
신들이 악함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없는 하나님은 비인격적 존재라는 것도 다 헛것이고, 지극히 선하다는 것도 다 거짓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격으면서 완성된 신화는 결국 창조물의 일부인 인간 또한 조물주들이 지닌 결함을 본성으로 지닌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몸은 질병, 죽음 등과 같은 악들의 지배를 받으며, 혼 또한 불완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직 인간의 본질 안에 깊이 숨겨진 영(프뉴마)만이 악에서 자유로운 상태로 참 하나님을 향하고 있다
(영지주의의 근원에 대한 이론이 너무 허약하다).
7. 해방의 신비 의식 – 영지주의의 입교적 성례전들
영지주의 성례전의 특징은 일시적인 정화뿐만 아니라 완전한 변화, 곧 하나님의 본질로 변화하는 것이다.
온전히 변화된 영지주의자는 예수의 제자가 아니라 신격화된 인간이요 또 다른 그리스도이다.
도마는 이런 점에서 영지를 깨달은 자신을 예수의 쌍둥이 형제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성례전으로는 세례, 기름부음, 성찬식, 구속 의식, 신방이 있다.
신방은 최고의 의식으로 아담의 갈비뼈에서 빼내는 이성의 분리의 결과로 죽음이 시작되며,
불멸은 하와를 다시 받아들인 아담의 행동과도 같은 재합일에 의해서 얻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들의 신방의식은 성적타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방의식에 대해서는 추측만 할 뿐 정확한 자료를 얻을 수 없다).
역사적으로 영지주의 근원으로 주목받는 사람은 세례요한이다.
그들중의 시몬 마구스와 예수는 세례요한의 제자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모든게 추측이며 아무런 근거도 없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어떤 사상이든지 기웃거리며 받아들인다).
시몬 마구스의 방탕한 삶과 헛된 동반자 헬렌에 대해선 침묵한다.
헬렌을 소피아로, 어머니 하나님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도 역시 묵묵부답이다.
시몬 마구스 스스로가 자신을 만물의 앞서 계시는 하나님의 현현이라 높였다.
8. 저자의 영지주의에 대한 정의
① 근원적이고 초월적인 하나의 영적 통일체가 있고 그로부터 수많은 발현물이 방출되어 나왔다.
② 물질과 마음으로 구성된 지금의 우주는 근원적인 영적 통일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열등한 권능자들을 거느린 영적 존재들에
의해 창조되었다.
③ 이 조물주들의 목적 중 하나는 통일체(하나님)로부터 인간을 영원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④ 인간은 복합체이므로 내면은 궁극의 신적 통일체로부터 떨어져나온 불꽃이지만 외면은 열등한 조물주들의 작품이다.
⑤ 물질과 마음의 힘에 의해 자기 인식이 무감각해진 까닭에 초월적인 신성을 지닌 불꽃들은 자신들이 물질적. 심적 감옥 속에
잠들어 있다.
⑥ 잠들어 있는 불꽃들은 궁극의 통일체에 의해 버려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깨달음과 해방을 향한 한결같은 노력은 이 통일체로
부터 나온다.
⑦인간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신적 본질에 대한 자각은 ‘그노시스’라고 불리는 구원의 지식을 통해 얻어진다
⑧ 그노시스는 믿음이나 고결한 행위나 계명에 대한 순종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기껏해야 해방의 지식을 위해
인간이 준비되도록 도와줄 뿐이다.
⑨ 잠들어 있는 불꽃들을 돕는 존재들 가운데 특히 영예롭고 중요한 자리는 통일체의 여성적 방출물인 소피아(지혜)가 차지한다.
소피아는 세계의 창조에 관여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아 신세가 된 인간 자녀들의 안내자로 남아 있다.
⑩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영혼 속에서 그노시스를 촉진시키기 위해 빛의 사자들이 궁극적 통일체로부터 보내지고 있다
(종교다원주의 인정).
⑪ 인간의 역사적, 지리적 환경에서 볼 때 이 사자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분은 예수 그리스도로 하강한, 하나님의 로고스(말씀)였다.
⑫ 예수는 이중의 사역을 담당했다. 교사로서 그노시르를 얻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사제로서 신비 의식을 전해주었다.
⑬ 예수가 전해준 신비의식은 그노시스로 가는 강력한 수단이다. 그는 자신의 제자들과 계승자들에게 그것을 위임했다.
⑭ 신비 의식의 영적 수행과 그노시를 향한 단호하고 비타협적인 노력을 통해 인간은 물질이나 그 밖의 모든 구속으로부터 점점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해방으로 나아가는 이 과정의 최종 목표는 구원의 지식을 성취하는 것이고, 그 지식을 통해 물질적인
상태로부터 자유로워져 궁극의 통일체에게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이런 14가지 특징은 모든 영지주의 전통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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