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지주의 기원설 4 가지
① 헬라 기원설
영지주의가 가지고 있는 헬라적인 요소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플라톤의 “온건한 이원론”이고, 다른 하나는 피타고라스의 “신비적 우주관”이다.
플라톤은 그의 저서<티메우스>에서 우주를 최상의 영원한 형상계와 데미우르게에 의해 지배받고 늘 변화하는
세계인 가시적 물질계로 구분하였다.
그러므로 인간을 불가시적 영혼과 가시적인 육체로 분리해서 보았다.
인간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인식의 능력을 가지고 인식 대상인 불변하는 지성적 실재를 인식한다.
플라톤의 이러한 우주관은 “그노시스”에 의한 자아인식과 인간 안에 있는 신적인 불꽃을 말하는 영지주의의 세계관에
잘 반영되어 있다.
근원적인 차이점은, 플라톤의 구원 개념은 영혼의 상승작용(인간에서 출발)뿐이지만, 영지주의의 구원 개념은 영혼의
상승작용과 더불어 신적인 존재의 하강 운동이(셋, 예수, 마니, 석가...) 함께 작용하는 것이다.
플라톤의 우주관은 신플라톤주의를 거쳐 영지주의에서 구체화되어, 초기 이단 운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피타고라스의 상징주의와 신비주의 역시 영지주의 기원에 영향을 주었다. 그는 모든 사물의 실체를 숫자 개념으로
풀이하고, 인간의 영혼은 형벌로서 신체에 속박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다. 나아가 그는 우주를 선 – 악, 남성 – 여성,
사이에 반정립을 이루면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영원한 흐름으로 간주하였다. 이런 상징과 신비주의 사상은
시몬 마구스가 아내로 맞은 헬렌이라는 여인의 “성육” 개념과, 바실리데스가 주장한 “365”개의 하늘 개념, 발렌티누스의
30개의 애온 및 남-여 자웅동체의 하나님에 의한 유출 개념, 말시온의 선악 이신론 개념 안에서 발견되어지고 있다.
영지주의를 헬라 기원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초기 교부들과 신학자 아돌프 폰 하르낙이다.
② 유대 기원설
1945년 나그 함마디 문서들이 발견된 후 유대 기원설이 자명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 문서들 속에는 구약의 창조에 관한 이야기가 도입되고 있다.
또한 상당량의 자료들이 유대 묵시문학과 유사한 문서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로가 유대주의와 영지주의를 연결해 준 장본인이 아닌가 생각할수도 있다.
“제2의 하나님” 개념을 가지고 반 유대교적으로 사유했기에 영지주의를 유대교의 지성적 이단이라 할 수 도 있다.
그렇지만 유대 기원설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이스라엘에서 이러한 이단의 발흥을 기대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다만, 영지주의 사상이 유대교와 만남으로서 더욱더 견고한 이론을 정립하지 않았나 보면서,
영지주의에게 유대교는 이론을 정립하는데 좋은 토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다.
필로와 케린투스는 수정된 마태복음을 제외한 다른 복음서를 거부하고 모세의 율법과 천년왕국을 가르쳤다.
③ 동방종교 기원설
여러 학자들이 영지주의의 종교적 성향을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 이론들을 제시했다.
이원론의 뿌리가 동방종교들에게서 시작되었고, 플라톤 역시 여기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플라톤이 오랜 시간동안 세계의 이곳저곳을 다녀왔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란, 이집트, 인도까지 그 지역을 확대할 수 있다.
영지주의의 특성은 오직 하나의 진리만을 고수하지 않는 점이다.
자신들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론이나 의식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때문이다.
④ 기독교 기원설
영지주의가 영향을 미친 상태에서 사도들이 그 영향을 받아다는 견해이다.
불트만이나 자유주이 신학자들이 주로 주장한 학설이다.
이런 견해는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한다 사도들은 오히려 영지주의에 대항해서 성경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기독교 이전에 이미 영지주의 분파들이 존재하고 있었고, 신약성서는 이들의 잘못된 가르침을 바로 잡고자
쓰여진 것이라 생각한다.
영지주의란 단순한 분파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독교 이전부터 존재한 종교 혼합주의로서, 이들은 후에
기독교 안에 침투하여 기독교 세계관과 구원관 그리고 복음에 대하여 변질시키려 하였던 초기 교회의 가장 큰
이단자였다(필자는 4가지 견해를 모두 부분적으로 수용한다).
2. 영지주의 신관
특이하게도 영지주의는 절대적 하나님과 창조주 하나님을 구분한다.
절대적인 하나님은 비존재이며, 아무도 알 수 없는 하나님이다.
초월자이며 인간의 접근이 불가능한 존재이다.
시몬 마구스는 자신을 초월자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현현이라 주장했다.
헬렌이라는 여자와 짝을 이뤄 천사들과 물질세계를 창조했다 함으로서 자신을 우상화시켰다.
그의 제자 메난더 역시 자신을 신격화하였다.
결국 이들은 하나님의 절대 초월성을 강조하여 그의 현현인 자신들만이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그 존재들을 알 수 있고,
자신들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비밀리에 파송된 구원자라고 주장했다(시몬 마구스가 최초의 영지주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들은, 순교자 저스틴, 이레니우스, 유세비우스, 포슘, 휴그스, 한스 요나스 등이다)
케린투스는 하나님을 최고의 신인 제 1의 신과 열등한 신인 제 2의 신으로 구분하였다.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필로에게서 이런 사상을 배웠다.
그가 수정된 마태복음을 제외한 다른 복음서를 거부하고 모세의 율법과 천년왕국을 가르쳤던 것은 필로의 사상을
받았음을 증명한다.
* 양태로서의 양성 신
영지주의는 하나님의 존재를 양성 즉, 성별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묘사하였다. 하나님에 관한 이러한 묘사법은 이교도
전승과 유대교의 유산을 기독교 언어로 재구성한 잘못된 표현이다.
하나님을 남성적 일원론으로 묘사하지 않고, 한 쌍의 남-여성적인 하나님으로 표현하였다.
* 영지주의의 초월 신관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인격적인 만남의 관계를 단절시켜, 인간들로 하여금 허무주의에
빠지게 하였고, 남-여 양성 신에 의한 진화론적인 우주 형성 개념은 도덕폐기론적인 삶을 조장하였다.
특히 고린도 교회 안에 있었던 영지주의자들이 이런 유형이었고, 오늘날 통일교의 혼음교리가 여기에 해당된다.
* 비인격적 무감각한 하나님의 본성 이해
이들이 주장하는 하나님은 “순수 무”, “비 존재의 신”이다. 이런 신은 결국 인간만도 못한 존재이다.
결국 인간이 온 우주와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주인이며, 현현이다.
그래서 영지를 가진 자는 곧 그리스도이며 신이라고 주장해도 어색하지 않다.
이러한 사상은 전형적인 사탄의 계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매우 위험스럽고, 여기에 속한 자는 구원이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 다신교적 하나님의 본성 이해
영지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복수 신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신을 최고신과 열등한 신들로 구분하였다(또 한편으로는 최고의 신 안에 열등한 다수의 신들이 함께
하기도 한다 – 유출).
* 물질계 창조 이론(조물주 데미우르게)
영지주의자들의 물질계 창조 이론은 바로 신정론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신정론은 과연 최고의 선한 신이 어떻게 악한 물질계를 창조할 수 있겠느냐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그러므로 데미우르게라는 창조의 신(구약의 하나님)은 열등하고 무지한 신으로 간주한다.
그런 신으로부터 나온 창조세계 역시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들은 물질세계에 대한 경시 풍조를 가기고, 창조의 순리를 저버린다.
이런 경향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육신의 소중함을 저버리고, 금욕주의 내지는 자유방임적인 삶을 살도록
조장한다. 이러한 것이 데미우르게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나고, 그들이 말하는 절대적 하나님께 돌아가는
지식이라 가르친다.
3. 영지주의 인간관(윤회사상 수용)
* 영적인 인간 – 이미 구원받도록 예정된 자
* 혼적인 인간 – 구원자의 도움으로 구원이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자
* 물질적인 인간 – 구원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자
발렌티누스 추종자들은 이런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구원활동을 전개하였다. 구
원자 애온이 영적 인간들에게 영지를 부여해 주기 위해서 가시적 존재가 되었다고 가르쳤다.
바로 성육신한 예수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은 예수에게서 육신의 물질적인 요소를 배제시켰다.
오직 구원이란 영적인 인간과 혼적인 인간에게 해당되며, 물질적 인간은 구원의 대상에 포함되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구원자 예수는 영적이고 혼적인 요소만을 지닌 육신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속에서 예수를 혼적인 자로, 그리스도를 영적인 자로 간주하는 양자론적 기독론으로 변질되었다.
4. 유대 영지주의자들의 기독론
* 케린투스
인간 예수와 육체가 없는 신적 그리스도 사이를 엄격하게 구분했다.
예수는 성령으로 인한 동정녀 탄생이 아니라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 태어난 전형적인 인간이다.
예수가 다른 점은 그에게 정의와 지혜가 특별하게 더 있었다고 주장한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가 그 위에 임했다고 한다(영지주의 자들이 세례 의식을 신비의 지식을 얻는 성례로 보는 이유).
그리하여 성령으로 여러 가지 기적들을 행했지만, 십자가에서 죽게 되었을 때 그리스도는 떠나고 오직 인간 예수만이
남아 있다는 견해이다.
예수와 그리스도를 철저하게 분리하는 케린투스의 기독론을 가리켜 양자론이라 한다
(예수가 본래 인간이었으나 하나님이 그를 아들로 삼았다는 것이다 – 톰 라이트 및 서구 신학자들 다수가 이런
이론을 수용하고 있다).
그는 예수를 덕망 높은 단순한 인간으로 간주하고, 그리스도를 최고의 영적 존재로부터 유출된 빗물질적 존재로
간주하였다. 이로서 그는 예수의 신성을 부인하였다. 에비온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유대 영지주의는 철저하게
예수의 인성을 강조하고 신성은 부인한다).
이같은 케린투스의 양자론이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역사적 예수 연구에서 재등장하고 있다.
5. 기독교 영지주의자들의 기독론
대표적으로 말시온이다. 그는 인간의 구원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알 수 없는 하나님과 창조의 하나님을 구분하였고, 예수의 역할은 알 수 없는 하나님을 알려 인간으로 하여금
구원받게 하려는 것이라 주장한다.
구원자 예수는 물질세계 안에서 하나님을 표명할 수 없기에 순수한 영으로 왔고, 그가 보이는 것은 환영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한 가현설은 역사성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수난과 사역, 부활을 거부한다.
'26. 책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지주의 교회 사역자(스티븐 휠러) (0) | 2019.02.10 |
---|---|
이단이 되는 길 (0) | 2019.02.10 |
new 무디 성서지도 (0) | 2018.08.25 |
성경론 (0) | 2018.08.20 |
신학용어해설 (0) | 2018.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