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3장의 일곱 가지 천국 비유 가운데 첫 번째는 씨 뿌리는 자의 비유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의 중요함을 말씀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모든 비밀을 깨닫게 하는
열쇠가 된다고 그 가치를 평가합니다.
* 또 이르시되 너희가 이 비유를 알지 못할진대 어떻게 모든 비유를 알겠느냐(막4:13)
칼빈은 이 비유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까요?
칼빈은 이 비유를 제자들이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는 것과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의미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평가합니다.
*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을까 두려워함이라
(마13:14-15)
"버림받은 자들이 정신적으로 아무리 배운다 하더라도, 이들의 고의적이고 내심에서 나오는
악의는 자신들을 우준하고 강팍하게 만들 뿐인 것이다.
하나님의 영이 다스리시지 않는 심령에 다른 상황은 생겨날 수 없다.
...하나님이 양자의 영으로 깨달음을 주시지 않는 자들은 제 정신을 잃은 자들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도 더욱 우둔하게 될 뿐이다.
그러나 이 잘못은 그들 스스로의 것이다.
자신들이 자진하여 소경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공관복음1, p.509-510)
칼빈은 마치 청중들이 말씀을 듣는 당시에는 어떤 깨달음도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며,
제대로 깨닫기 위해서는 '양자의 영'(오순절 이후에 오시는)의 역사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전제합니다.
구약시대에 광범위하게 내주하며 활동하신 아버지의 성령(하나님의 성령)의 내주에
관하여는 일절 언급이 없습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앗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은 양자의 영으로 인을 맞고, 신실하게 하나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들 외에 진정한 믿음에 참여한 자가 없다는 것이다."
(공관복음1. p.516)
칼빈은 청중들이 어떤 상태였기에 당대의 청중들은 깨달을 수 없다고 판정한 것일까요?
구약 성도들(청중들)에게는 성령의 내주가 없다고 본 것일까요?
"현재 교회의 형편은 '율법 아래서 생존했던 거룩한 조상들'의 그것보다 좋다고
말할 수가 있다. 그리스도께서 밝히 나타나 주셔서 계시하신 것을 그들은 그림자와 휘장
아래서 보아야 했다...인류가 억눌려야 했던 무거운 저주 아래서 그들은 약속된 해방을 위한
욕망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굶주린 사람들처럼 그리스도를 동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신앙은 평온했으며 그들은 하나님과 쟁론하지 않았다.
그들은 계시의 온전한 때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만 있었다는 사실을 알라"(공관복음1. p.512)
안타깝게도 칼빈의 구약이해는 이런 해석을 통해 많이 부족함을 보게 합니다.
구약 성도들에게 율법을 짐으로 생각했으며, 그들 역시 무거운 저주 아래 억눌렸다고 주장합니다.
무엇보다도 구약 성도들의 그리스도 안에 있었다는 생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었다는 바울의 주장에는 도달하지 못합니다(고전10:1-4, 18).
비유를 마치면서 '귀 있는 자는 들으라'는 말씀도 성령과 연관시키지 못합니다.
답답한 해석이 이어집니다.
"그들의 귀가 자기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적응력을 갖고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뚫어 주셨다고 증거하고 있다(시40:6)."(공관복음1. p.504)
결론적으로 칼빈의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예수님이 말한 큰 틀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유대인들은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기에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는
잘못된 가르침을 배격하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 성령의 인도와 힘주심을 통해서 성령의 열매를 맺는 다는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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