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신학자나 목회자가 언약에 관한 책을 쓰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서적들은 해외 신학자들의 전유물이 되곤 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에서 많이 논의 되었던 주제이기에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글을 쓰기가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저자 도지원 목사는 언약에 관하여 어떤 견해를 지녔을까요?
구약을 통해 언약의 핵심을 가려내거나 혹은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려면
성경적인 프레임(틀)을 잘 형성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의 신학은 기존 신학자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방편으로 인자하심을 베푸시는 언약"이란 프레임은
큰 무리가 없게 보입니다.
현대 신학자들도 잘 풀지 못한 것 - 어떻게 언약을 지킬 것인가? - 을 어떻게
해결하려 했을까요?
저자는 구약 백성들의 언약 이행을 실패로 규정합니다.
언약은 좋지만 그것을 실행할 힘이 없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결국 구약 백성들(성도들)에게 언약은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주셨다는 주장입니다.
"이 옛 언약의 문제는 이스라엘의 실패에 있다...이스라엘은 율법(계명)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언약을 깨뜨리고 만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분명하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율법을 주셨지만,
그 율법을 지킬 힘은 주시지 않았다.
율법은 그들에게 도덕적 지침을 제시할 뿐, 그 지침대로 살 수 있는 힘은
제공하지 못한다...문제는 사람이 죄로 인해 부패하여 율법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p.135)
이와는 달리 신약 성도들에게는 성령을 주셨기에 율법을 지킬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합니다. 이런 신학적 관점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줄곧 주장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 일은(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변화됨)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변화시킴으로써
그들이 율법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p.137)
저자 도지원 목사는 많은 고민을 한 듯합니다.
웬만한 신학자들은 결코 꺼낼 수 없는 문제를 지적합니다.
옛 언약의 구약 성도들은 모두가 거듭난 것이 아니라 특수한 사람들만 거듭났고,
성령 또한 그들 소수에게만 주어졌다고 주장합니다.
" 따라서 이전(옛 언약) 언약의 경우 구성원이 모두 거듭난 것은 아니었다.
거듭나지 않고도 언약의 구성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비해 새 언약의 경우 구성원이 되는 것은 성령에 의한 거듭남과 믿음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새 언약의 경우 구성원(성도들)이 모두 거듭난 것이다.
이전 언약 아래에서 성령은 선지자, 제사장, 왕, 그 외 소수의 특수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그들을 통해서만 하나님을 알 수 있었다."(p.140-141)
저자는 구약성도들의 거듭남이 없이도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있고, 들어갈 수 있다는
엄청난 큰 신학적 주장들을 펼칩니다. 어찌되었든 이런 시원한 견해는 더 깊은 토론을
통해 진리로 나아가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해야 합니다.
언약을 파헤친 시도가 결론적으로 구약의 성령론으로 확대된 것입니다.
구약 성도들에게 성령이 내주했고, 그 결과 말씀(율법)을 조명하고, 행할 능력을
주셨는가라는 문제는 언약뿐만 아니라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 교회론, 구원론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연구할 가치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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