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 중에서 난해하다고 소문난 곳이 바로 불의한 청지기 이야기입니다.
불의한 청지기 비유는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의문이 많습니다.
비유는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어도 웬만큼 벗어나지 않으면 관용을 누립니다.
비유를 제대로 해석하기 위한 몇 가지 전제가 있으니 참고하면 유익합니다.
① 비유는 하나의 목적을 제공한다.
② 비유를 듣는 대상이 누구인지 파악한다.
③ 계속되는 여러 비유들과 비교한다.
④ 비유 안에 비유와 실제로 말하려는 부분(대부분 결말)을 대조한다.
- 가라지 비유(마13:36-40 - 비유, 40-42, 실제로 해석)
★ 불의한 청지기 비유(눅16:1-13)
1. 비유의 목적
모든 비유는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주어졌습니다.
특히 마태복음을 보면 이런 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는데 많은 오해가 있었기에 예수님은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사용한 것입니다.
청중들에게 현재적 하나님 나라와 장차 임할 하나님 나라 사이에서 일어난 혼란입니다.
2. 비유의 대상
비유를 듣는 대상을 보십시오. 한 그룹은 경건하다는 바리새인과 또 한 그룹은 죄인의 대명사인
세리와 창녀입니다(눅15:1). 이 비유의 시작은 15장 1절부터 16:13절까지이고, 그 결과를 설명하는 곳은
16:14-18절까지입니다. 이어지는 부자와 나사로 비유 역시 바리새인들의 결말을 예고하는 것으로
참고할 가치가 큽니다.
*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들이라, 이 모든 것을 듣고 비웃거늘(눅16:14)
3. 하나님 나라의 긴급성
불의한 청지기 비유는 하나님 나라의 <긴급성>에 대한 것입니다.
비유는 모든 청중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재의 상식이나, 자연적인 순리에 맞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불의한 청지기는 당시 사회의 보편적인 악한 모습들을 드러낸 것으로 청중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내용입니다.
이자를 받지 말라는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죄를 범하지 않으려고 부자들은 청지기를 고용해서 대신
악을 행하게 합니다(출22:25, 신23:19, 레25:36,37).
불의한 청지기는 그런 권한을 이용해서 주인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의 이익을 챙깁니다.
이런 이야기는 당대에 널리 퍼진 보편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한 것이니 세세한 것에 신경쓰면
곁길로 갑니다.
마침내 주인에게 발각되어 청지기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긴박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 순간 불의한 청지기는 어떻게 해야 지혜로울까 하는 판단은 모든 청중들의 마음을 집중시킵니다.
불의하지만 지혜롭다면 자신의 앞날을 위해 대책을 세울 것입니다.
미련하다면 계속해서 나쁜 짓을 하다가 주인에게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여기서 불의한 청지기는 자신의 죄를 보면서 예수님께 돌아온 세리와 창녀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이 불의하게 살아왔기에 이제 하나님의 심판이 코앞에 놓였음을 알았고, 죄악을 회개하고 돌아온 것입니다.
창녀들은 그 일을 그만두고, 세리들도 착취한 것은 갑절이나 갚으면서 회개합니다(눅19:8).
하지만 스스로 빛의 자녀들이라 일컫는 바리새인들은 자신의 죄악을 보지 못하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했기에 돌아서기를 주저합니다(눅16:14).
오히려 그런 말을 듣기 싫어하며 비웃습니다(눅16:14).
예수님은 세리와 창녀들을 <이 세대의 아들들>로, 바리새인을 <빛의 아들들>로 표현합니다(눅16:8).
하나님 나라의 통치자가 눈앞에서 말하는데도 바리새인들은 거부합니다.
반대로 세리와 창녀들은 응답하며 회개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긴급성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반응입니다.
4. 포괄적인 접근
예수님은 세 가지의 연속된 비유를 통해 바리새인들의 죄악을 지적합니다.
① 어린 양 비유(눅15:3-7) - 아흔아홉 마리를 놓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아가는 목자의 심정을 통해
바리새인들에게 이런 손해 보려는 마음이 없고, 사랑하는 마음이 결여됨을 지적합니다.
② 잃어버린 드라크마(눅15:8-10) - 경제적 논리에 익숙한 바리새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③ 탕자의 비유(눅15:11-32) - 돈을 사랑하기에 손해보는 것을 참지 못하는 큰아들을 통해 바리새인들의
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④ 불의한 청지기(눅16:1-13) - 불의한 돈을 사랑하다가 멸망이 왔는지조차 무관심한 바리새인들을 책망합니다.
⑤ 부자와 나사로(눅16:19-31) - 결국 부자는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지 않았고'(눅16:29), 지옥에 던져져 고통
당합니다. 바리새인들의 운명을 미리 보여준 것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은 것 - 율법의 핵심>을
드러냅니다.
5. 비유의 결론
바리새인들은 재물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기려는 자들입니다(눅16:13).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들입니다(눅16:14).
바리새인들은 스스로 옳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마음을 꿰뚫고 계십니다(눅16:15).
바리새인들은 법을 악용해서 죄를 짓는 자들입니다(눅16:18).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통치를 갈망하지만 결단하지 못하는 이중적인 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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