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사상사

부르심 - 외적 소명/내적소명

오은환 2023. 5. 5. 17:58

헤르만 바빙크는 부르심(소명)을 다루면서 말씀과 성령의 관계를 정립합니다. 

중생(거듭남)에 이르기 위해서는 외적 소명과 내적 소명의 단계를 거친다는 것입니다.

 

외적 소명은 불신자가 말씀을 통해 복음을 소개받는 과정입니다. 

내적 소명은 말씀을 받는 동안 성령이 그 사람 속에 역사하여서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통해 비로소 중생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바빙크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함을 받은 자와 택함을 받은 자를 선택합니다. 

 

*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마22:14)

 

문제는 이런 프레임이 적합하냐입니다. 

바빙크가 인용한 복음서에 나타난 이스라엘이 과연 불신자의 상태에서 복음을 듣고 

신자가 되는 과정을 따라가느냐입니다. 

바빙크가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입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 안에 나타난 청함을 받은 자와 택함을 받은 자의 설정입니다.  

 

"(말씀을 받는 자들의 결단이 중요함) 어떤 사람들의 경우는 말씀의 씨가 흙이 깊지 않은 

돌밭에 떨어진다...이들은 깊이가 없고 얄팍하며 변덕스런 자들이다. 이들은 말씀을 그냥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기쁨으로 그 말씀을 받아들인다...그러나 진리가 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그 마음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지는 않는다...그들의 믿음은

일시적인 것이다.

 

...믿음에는 온갖 종류가 있다. 일시적인 믿음, 역사적인 믿음, 이적적인 믿음 즉 표적과 기사로

인하여 일어나는 믿음 등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은 믿음이라는 이름을 갖고는 있으나, 

실제로는 믿음이 아니다."(교의학 개요, p. 532-534)

 

구약 이스라엘이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이미 태어날 때 거듭난 자들이란 것을

알지 못합니다. 할례가 이스라엘이 부정한 것으로부터 의롭게 되었음을 알려 줌을
잊은 것입니다(롬4:11).

 

그러므로 외적 소명이나 내적 소명으로 나눌 필요가 없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복음을 받아들였으면 거듭난 것입니다. 

문제는 거듭난 자들이 성령의 힘 주심과 조명을 따라 말씀을 지키지 않았기에 

길가, 돌밭,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앗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바빙크나 개혁교회가 애썼던 부분들에서 그 전제가 잘못된 것입니다. 

 

바빙크의 신학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구약성경입니다. 

구약 성도들의 중생으로 인한 구원 문제 역시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을 율법의 준수에서 찾기도 합니다. 

 

"일반 계시가 타당성을 갖는다는 더 강력한 증거는 바로 이방인들에게 불완전하고도 

순결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진 도덕법을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순결하고도 완전하게

선포하셨고, 그의 백성 이스라엘이 그것을 삶의 규범으로 지켰다는 사실에 있다."

(p. 507)

 

바빙크 신학은 구약 이스라엘에게 구속과 성령의 내주를 보지 못한 약점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는 프레임을 전개시킵니다.

복음과 율법 이해에서 구속과 성령의 내주가 없습니다. 

 

"율법은 첫 사람 아담에게서 종결된 소위 행위 언약에 속하는 것이다. 

행위 언약은 아담에게 완전한 순종에 따라서 영생을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나 복음은 사람의 타락 이후에 처음 알려지게 된 은혜 언약의 선포로서,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은혜로 영생을 베풀어 주는 것이다."(p. 508)

 

구약교회가 어떻게 성령과 연합했는지에 관한 바빙크의 견해입니다.

일관성이 결여되어 오락가락 합니다. 

 

① 그(신약교회) 이전에도 예비적인 방식으로 말씀과 성령이 연합되긴 했으나, 

    그 말씀과 성령이 충만하게 결정적으로 연합한 것은 바로 오순절 날이었다.(p. 511)

② 구약에서도 이미 성령께서 영적 삶을 베푸시는 분이시요, 인도하시는 분이셨다

    (시51:12; 143:10). 그러나 구약에서는 그(성령)를 신약 시대에 모든 사람들을 

   가르치시며 새로운 마음을 주시고 여호와의 법을 그 마음에 기록하실 분으로 

   특별히 약속하고 있다.(p. 519) - 구약 시대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

③ 중생에 관하여 구약은 또한 여호와 하나님이 친히 그들과 그 후손들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사 여호와 그들의 하나님을 마음과 성품을 다하여 사랑하게 하실 것임을

    <약속>하고 있다(신30:6). 이 약속은 이스라엘 역사 속의 성도들에게서 성취되지만(시51:12),

   장차 새 언약을 맺을 때 그보다 더욱더 풍성하게 성취될 것이다.(p. 526)

④ 구약 이스라엘은 참된 회개를 할 수 없으며(렘13:23), 그리하여 하나님이 회개를 허락하시고

   새 마음을 주셔야 한다는 생각이 무르익었다. 그리고 구약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새 언약을

   세우시고 그 백성의 마음에 할례를 행하시고, 그의 법을 그들에게 기록하실 그날을 사모하고

   기다렸다.(p. 539) -  구약시대에는 마음의 할례가 없어서 회개할 수 없었다??? 

'25. 사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약 이스라엘은 어떻게 거듭났는가?  (0) 2023.05.06
헤르만 바빙크의 칭의  (0) 2023.05.06
바빙크의 성령론  (0) 2023.05.04
그리스도의 지옥 강하  (0) 2023.05.04
바빙크가 이해한 구약의 성례  (0)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