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땅을 유업으로 받을 것이다”라는 말씀은 산상수훈뿐만 아니라
구약에도 나온다(마5:5, 시37:11).
디도서에는 다툼과 비방이 있는 곳에서 모든 일에 온유함을 나타내라고 권면한다(딛3:2).
내 인생은 토론을 통한 변증의 삶이었다고 생각된다.
교회를 나가기도 전에 먼저 성경을 여러 번 읽었다.
마치 한국교회 초기에 중국에 갔던 장사꾼들이 선교사들과 성경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받아들였던 코스와 비슷하다.
나는 중고등학교 6년을 원불교 학교에서 보냈다.
성경은 읽었지만 중3 말기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 원불교 학교는 신앙을 변증하는
좋은 터전이 되었다.
수업 시간에 따분하면 선생님들은 하나님이 계신가 하는 질문을 하곤 했다.
생물과 지구과학 시간에는 더 그런 질문들이 나왔다.
견딜 수 없어서 손을 들고 반론을 가하면서 선생님과 나 사이의 토론을 모든 친구들이 듣곤 했다.
선박에 승선하면서도 점심을 먹은 후 선장님이 올라와서 성경에 관해 이런저런 공격들을
많이 했다. 질문은 짧지만 반론은 길어진다.
나의 답변을 선장님은 계속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장님의 마음이 복음에 의해 열렸다.
인터넷에 글을 쓰다 보니 반론이 만만찮다.
토론으로 나아가면 좋겠지만 보이지 않고 익명의 공간이다 보니 욕을 많이 먹는다.
이런 모욕과 비방을 들어야 하나 생각도 하지만 나를 온유한 자로 단련시키는 현장이 되었다.
15년 정도 흐르자 이런 상황에도 적응이 되었다.
심적인 단단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자들에 대한 긍휼함이 흘러나온다.
토론과 반론이 있는 인생도 빨리 흘러간다.
밋밋한 삶보다는 훨씬 흥미로운 인생의 길을 걸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