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난해구절

바울의 '앙겔로스' 단어 이해

오은환 2025. 1. 10. 21:07

성경 번역의 고심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다양한 의미가 담긴 한 단어를 적합하게 번역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앙겔로스'(사자, 천사)라는 단어는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신학적 혼란을 

야기시킵니다. 

 

앙겔로스(히브리어 말라크)의 큰 뜻은 '사자(일꾼)'입니다. 

구약에서는 하나님 아버지의 일을 하는 존재로 천사, 사람(선지자, 제사장, 전령...),

예수님, 성령님 등이 존재가 되었습니다. 

 

신약에서는 성자 예수님이 보내신 성령, 천사, 사람(선지자 세례 요한, 사역자), 도구 등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신약에서는 예수님이 사자가 되지 않습니다). 

특별히 바울은 예수님이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의 수신자인 사역자를 '사자'로 부르듯이

동일한 용법으로 사용합니다. 

 

* 그는(예수) 육신으로 나타난 바 되시고, 영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으시고,

   천사(앙겔로스)들에게 보이시고, 만국에서 전파되시고, 세상에서 믿은바 되시고, 

   영광 가운데서 올려지셨느니라(딤전3:16) 

 

디모데가 목회했던 에베소 지역은 바울이 생존했던 시기에도 영지주의자들이 교회 내에 

많이 퍼져있었습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디모데에게 영지주의 이단을 주의하라고 

당부합니다. 

 

예수께서 육체로 오심을 부정하는 영지주의자들을 대적하고자 예수께서 육신으로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시작합니다. 또한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다는 것도 부정하기에, 바울은 예수님이 

죽으셨다가 성령으로 인하여 다시 살아나서 의롭다 함을 증명했다고 선언합니다.

 

계속해서 예수님이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천사가 아닌 '사자'(앙겔로스)들에게 나타났다는 중요한 이야기를 합니다. 
더이상 영지주의자들이 설 자리를 없애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성경은 '천사들에게 보이셨고'라고 번역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누가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믿겠습니까?

부활하신 예수님은 천사들이 아니라 사역자들 - 게바, 열두 제자, 오백여 형제들, 야고보,

모든 사도, 바울(고전15:5-9) - 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부활을 보고 사명을 받은 사역자들이 예수님을 만국에 전파하여 믿게 하였고,

예수님은 영광 가운데 하늘로 승천하셨습니다.

바울의 앙겔로스에 대한 표현의 난해함을 다른 곳에서도 나타납니다. 

'천사'로 번역하는 것은 오역이 되며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합니다.

 

*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와 '택하심을 받은 천사들 앞에서' 내가 엄히 명하노니 너는 편견이 없이

   이것들을 지켜 아무 일도 불공평하게 하지 말며(딤전5:21)

 

바울은 나이 어린 디모데가 받은 사명의 중요함을 잊어버리고 경솔히 행할까봐 걱정이 큽니다. 

그래서 디모데를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사역자들 앞에서 받았던 사명 앞에 세웁니다. 

천사에게 '택하심을 받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택하심은 일꾼으로 부름을 받은 사역자들에게 종종 사용됩니다(롬16:13, 행1:24, 계17:14).

 

디모데가 사명을 받은 것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안수할 때 일어났습니다. 

많은 증인들이 디모데가 사명자라는 것의 증인입니다.

 

*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딤전6:12)

*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딤후2:2)

* 네 속에 있는 은사 곧 '장로의 회'에서 안수 받을 때에 예언을 통하여 받은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며(딤전4:14)

 

또 바울이 앙겔로스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도구>를 앙겔로스 단어를 사용해 표현합니다. 

 

*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의 가시, 

  곧 '사탄의 사자(앙겔로스)'를 주셨으니...(고후12:7)

 

갈라디아서를 통해 본 바울의 가시는 육체의 '눈'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신학자들은 '간질'로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생명을 가진 존재가 아니었음에도 앙겔로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사탄이 복음사역을 방해하기 위해 보낸 질병을 일꾼(사자, 앙겔로스)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물론 바울의 육체적 가시는 사탄이 보낸 것이 아닙니다. 

사탄이 보냈다면 하나님이 치료하심으로 완치될 수 있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바울이 받은 계시가 너무 커서 교만할까봐 곁에 두신 것이라 알려줍니다. 

 

앙겔로스가 이처럼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데 번역자들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합니다.  

특별히 앙겔로스가 구약에서는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성령과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보낸 

사자로서 성령이란 것을 알지 못해서 대부분 천사로 번역하여 신학적 혼란을 일으키고,

복음의 질서와 풍성함을 제거하는 실수를 했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는 - 계1:1, 22:6, 16 - 성령을 천사로 번역해서 대혼란이 일어났고

이단들이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흠이 없게 기록되었는데 해석과 번역의 한계가 문제를 일으킬 때가 많으니 

깊은 주의와 신학적 연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