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례는 유대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신앙의 기준이 됩니다.
어떤 유대인들은 이런 할례를 자랑하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할례 받은 민족이야"
유대인은 신앙의 정통성을 아브라함과 모세를 통해 물려받았다는 것을
할례를 통해 증거하려 했습니다.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전파되면서 할례를 받는 것과 율법을 준수하는 것이
구원의 조건이 되는 것이 아닌지 헷갈려 했습니다.
그 결과 주후 50년에 예루살렘 공의회가 열리고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행15:1-21).
바울은 할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그는 자신의 프로필을 이런 순서대로 적습니다(빌3:5-6).
① 난 지 팔일 만에 할례를 받음
② 이스라엘 족속
③ 베냐민 지파
④ 히브린 중의 히브리인
⑤ 바리새인
⑥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
할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바울은 제일 먼저 할례 받음을 기록합니다.
그러면서도 할례를 악용하는 자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빌3:2).
또한 할례의 본질을 확실하게 드러냅니다.
◈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라트뤼온테스, 예배)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파라(빌3:3)
언뜻보면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바울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들이므로 본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는 성령이 공급하는 사랑의 힘으로 일을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신앙인의 사랑의 힘은 스스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공급해주신다고 고백합니다.
*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음바 됨이니(롬5:5)
또한 자신은 성령의 역사를 따라 힘써 수고했노라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 공로를 성령 하나님께 돌립니다.
열심히 일했던 종이 자신을 '무익한 종'(눅17:10)이라 칭한 이유가 됩니다.
* 이(복음사역)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했노라(골1:29)
바울은 할례를 이해하는데 성령의 일하심을 먼저 언급하고 곧바로 할례를 예수님을 자랑하는 것으로
옮겨갑니다. 이것은 할례가 곧 예수님과 연관성이 깊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할례를 통해 어린 생명체가 흘리는 피와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 흘린 피의 연관성입니다.
구약 성도들은 먼 훗날 이루어질 일이지만 할례를 통해 예수님의 피 흘림에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할례를 이해하는 자는 그 자체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할례의 실체되신 예수님을 자랑해야 합니다.
할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또 성령을 받은 자로서 수고하는 것이 곧 할례의 참된 의미라는 것입니다.
'할례파'라는 말도 좀 더 정확하게 번역하면 '참된 할례자' 혹은 '할례자'로 하는 것이 좋게 보입니다.
할례파라는 말은 조금 의역된 것이며 원문으로 보면 '우리가 할례자이다'고 보면 문제가 없습니다.
바울이 이해한 할례는 전적으로 그리스도로 인하여 주어진 선물이며, 그 결과 성령이 내주하여 거듭나게 하신
성례로서 결코 할례 자체의 흔적으로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유대인들이 할례를 혈통적인 아브라함의 자손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오늘날로 본다면 로마 가톨릭처럼 되고 만 것입니다.
"세례를 받아야만 구원을 받는다"
바울은 할례의 본질을 마음의 할례 곧 성령이 행하시는 역사로 봅니다.
이것이 없이는 참된 유대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할례를 행함으로 유대인 곧 구약 성도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거듭났기에 할례를 받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 오직 이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며, 할례는 마음에 할지니 영에 있고 율법 조문에 있지 아니한 것이라,
그 칭찬이 사람에게서가 아니요 다만 하나님에게서니라(롬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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