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사색

성경전체에 나타난 그리스도

오은환 2016. 9. 17. 16:19

신학대학원에 들어가자마자 설교학을 배웠다.

마침 정성구 교수님이 안식년인지 한제호 목사님이 오셨다.

연세가 지긋해서 그런지 은퇴목사님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수업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너무도 듣기가 거북했다. 

매주 두 명의 학생들이 자신이 작성한 원고로 10 분씩 설교했다. 


설교의 열기나 원고의 아름다움을 떠나 교수님의 냉철한 잣대로 이리저리 잘리워졌다. 

설교 속에 그리스도가 없거나 중심이 되지 않으면 혼나는 시간이었다. 

특별히 구약성경에서 그리스도적 설교를 해야한다는 과제가 너무 맘에 들지 않았다. 


친구들과 나는 더 교수님이 싫었고 수업이 고역이었다. 

나타나지도 않은 그리스도를 찾으라니... 말이 안 되게 보였다. 

몇몇 친구들과 함께 교수님께 부탁했다. 


"교수님이 구약의 본문을 정해서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설교를 해 주십시요" 


교수님은 어쩔수 없이 수용했고 마침네 설교를 하셨다.

내게는 어이 없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졸업 후 열심히 사역하면서 곧 말씀의 고갈을 겪게 되었다. 

신대원에서 배운 것이 다 날아가버린 느낌이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주일학교 교육사역으로 옮기면서 6 개월 정도 여유가 있어서

성경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찾아보았다. 

그제서야 신구약이 충만하게 담고 있는 그리스도가 보였다. 

한 교수님에 대한 미안함과 더불어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빌레몬/라이켄 성경 핸드북


성경 전체에 나타나는 예수님(p.35)


그것은 위대한 설교였다.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만난 두 제자와 함께 걸었다.

길을 걷는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예수님은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셨다.

이 중요한 구절에서, 성경 전체가 모두 예수님에 관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요약하면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스도에 관한 책>이다.


.............

비록 알고나면 쉬운 진리이지만 모를 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깨닫지 못한다. 

오히려 진리를 가로막는 역주행자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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