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1(2003-2016년)

친구(2010. 12월 4일)

오은환 2020. 8. 26. 04:52

이야기창고_& 친구

오은환 추천 0 조회 9 10.12.04 16:3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이곳 목포에 내려오면서 학교 다닐 때 방 친구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한 명은 이곳 학교에서 근무하는데 총장 비서실장으로 있고,

다른 한 명은 해양경찰청장 비서실장으로 있었답니다.

 

이들은 학교 후배들에게 막강한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었고

그럼으로 인해 저는 많이 편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9월달에는 저를 정말 힘들게 했던 개구장이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느즈막히 다시 배를 타러 나갔던 친구인데

이번엔 난데없이 세례를 받겠다고 전주에서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그때가 무지 바쁜시간이라서 이리저리 막아보고 가까운 교회의 아는 목사님께

받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막무가내였습니다.

 

할 수 없이 하루 시간을 내어 학습과 세례를 동시에 베풀었습니다.

그 친구가 세례를 받은 이유는 필리핀 자매와 결혼을 위해서입니다.

성당에서 결혼하려면 세례증서가 꼭 필요해서...

그런 그를 잘 알았기에 답답했는데 세례 문답을 하면서 진지하게 신앙을 고백하는

그의 언어를 들으며 제 생각이 매우 짧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사천리로 일이 잘 진행되어 그는 필리핀에 갔습니다.

11월 25일에 결혼식인데 한 달전부터 소식이 없습니다.

필리핀은 워낙 치안이 안좋아서 걱정이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찾아 보지만 연락이 없습니다.

때론 그에게 마지막 선물이 세례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오늘 오후에 멀리 강도사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어느덧 연말이 다가왔는데 우리 강도사님이 많이 생각납니다.

외롭게 하나님과 씨름하는 모습이 다소 힘겹게 보이기도 합니다.

친구는 늘 생각나는가 봅니다.

잘 나갈 때 보다도 힘들어 할 때 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