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선택은 전달력이나 파급력이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절박한 상황을 알리려 할 때 더 그렇습니다.
계시록 10장에는 성부 하나님과 힘센 천사 그리고 일곱 우레가 등장하여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의 주제는 단 하나로 곧 일곱째 나팔이 울리면 곧바로 재림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말씀 앞에 힘 센 천사는 자신의 말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며 '맹세'합니다(계10:6).
그리고 내뱉는 말은 '지체하지 아니 하리니' 입니다.
* ...창조하신 일을 가리켜 맹세하여 이르되, 지체하지 아니하리니,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려고 할 때에 ...하나님의 비밀이 이루어지리라(계10:6-7)
원문을 보면 ὅτι χρόνος οὐκέτι ἔσται· 입니다.
헬라어 크로노스(χρόνος)는 '시간'입니다.
'that time shall be no longer'로 '더 이상 시간이 없다'가 직역에 가깝습니다(로고스 성경).
번역본들은 직역(문자 중시) 혹은 의역(의미 전달 중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개역개정은 의역에 더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다른 성경들을 보면 이렇습니다.
1. 직역 - 더 이상 시간이 없다.
* 한글 - 바른 성경, KJV 흠정역, 새번역, 공동번역, 바른 성경 국한문, 가톨릭 성경, 현대어 성경
* 영어 - YLT, KJV
2. 의역 - 지체(delay)하지 않겠다.
* 한글 - 개역한글, 개역개정, 쉬운성경, 우리말 성경, 현대인의 성경
* 영어 - NIV, NASB, Darby, ASV
두 문장 사이에서 어떤 차이점도 발견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문제가 될 여지가 있습니다.
힘센 천사나 일곱 우레의 마음은 아주 급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 때문에 그럴까요?
일곱째 천사 곧 마지막 나팔을 가진 천사가 나팔을 불려고 할 때 주의 재림이 다 준비되었고,
곧바로 나팔이 울리자마자 재림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언뜻 보면 일곱째 나팔과 관련해서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계시록 전체와 연결하면 특히 계시록 9장의 여섯째 나팔과 관련해서 보면 더 선명합니다.
즉 여섯째 나팔 재앙이 끝난 후 일곱째 나팔 사이의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섯째 나팔 재앙(계9:13-21)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곱째 나팔이 울리며 재림이
일어납니다.
* 둘째 화(여섯째 나팔 재앙)하는 지나갔으나 셋째 화(일곱째 나팔 재앙)가 속히
이르는도다(계11:14)
재앙 사이의 시간에 대해 유일하게 기록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힘센 천사나 일곱 우레가 말하는 긴박함을 볼 때 '더 이상 시간이 없다'로 기록되었다면
훨씬 더 전달력과 파급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시간이 없다는 말이 여섯째 나팔과 일곱째(마지막) 나팔 사이로도 보고, 또 일곱째 나팔이
울리자마자 재림이 일어난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본다면 훨씬 더 유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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