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성령

개핀(1) - 구약의 성령 이해

오은환 2016. 9. 8. 15:14

리차드 개핀은 웨스트 민스터 신학교의 신약교수를 지냈습니다.

역자인 권성수 목사님은 총신대학원 교수로 섬기다가 현재 대구에서 목회합니다. 

아래 글은 <성령 은사들 - perspectives on pentecost, 기독교 문서선교회, 리차드 개핀 저, 권성수 역> 책의 내용들을

요약 평가한 것입니다.

성령은사론


1. 개핀이 이해한 구약의 성령

많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성령론에 대한 책을 저술했습니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구약에서 성령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패스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나쁜 연구방법이 부실한 결과물을 내놓은 이유가 되었습니다. 


개핀 역시 많은 분량을 신약에 할애 했습니다. 

아주 적은 분량(약 3 페이지)으로 구약의 성령을 다룹니다. 

그러나 그의 견해는 매우 균형잡힌 것으로 평가할 가치가 큽니다. 


2. 구약의 개개 성도들에게 역사하신 성령

개핀은 구약성도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혼란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1) 구약은 신정국가에 성령을 주셨고, 신약은 개개 신자 속에 내주하신다?   

위와 같은 주장은 흔히 범하는 잘못된 견해입니다.

개핀은 그런 주장을 그릇되었다고 지적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바와 같이 구약에서 개개 신자들에게 성령이 역사하였다는 분명한 구절은 <아주 적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구약시대에는 신정국가에 성령을 주셨고, 신약시대에는 개개 신자 속에 성령이

 내주하신다는 식으로 신구약의 차이점을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릇된 이론이다"(p.42)


개핀은 다윗의 기도를 예로 들어 구약 성도들에게 성령의 개인적인 내주가 있었음을 말합니다.

 *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51:11)


개핀은 다윗의 고백이 특정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이 <공감하여 읊은 시편>임을 알려줍니다(p.43)

신약뿐만 아니라 구약 역시 성령을 근심하게 해서는 안되는 상황도 마찬가지로 봅니다(엡4:30, 사63:10).

모두 구약백성들에게 성령께서 주관적으로 역사하셨다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온갖 경험들, 가령 아브라함의 대표적인 신앙이나, 시편의 경건과 기도 등은 신약성경이 

 분명히 교훈하는 대로 성령께서 주권적으로 역사하사, 마음속을 새롭게 하시고, 

 인격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p.43)


 2) 신구약 시대의 성령 차이

개핀은 계속해서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합니다. 

신구약의 성령의 차이를 두 가지로 세분합니다. 


"성령이 구약시대에는 예변적으로(proleptically), "미리" 약속 면에서 역사하셨으나, 

 신약시대에는 "때가 되매" 실제적인 성취에 근거하여 역사하시는 것이다"(p.44)


위 사실을 증거하기 위해 개핀은 요7:39절을 인용합니다. 

 *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그들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 - 요7:38-39


개핀은 이 구절에 대해 조심스러운 해석을 권합니다. 

"이 구절의 의미를 깍아내려서 성령이 이제는 구약시대보다 더 충만히, 더 크게 역사하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본문은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에는 없었던 것이 이제는 있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 구절을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절대화시켜서 구약의 성령활동에 대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들과 충돌하게 

 해서도 안 된다"(p.44)


또 하나 차이점은 구약시대에는 이스라엘에 국한되었고, 신약시대에는 이스라엘과 열방 가운데 임재하신다는 것입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교회가 이스라엘을 대신한 것 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전체가 실패한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천국의 성령을 <옛 이스라엘>로부터 빼앗아, 열매 맺는 <새 이스라엘>에게 주셨다(마21:43)"(p.45)


바울의 고백처럼 이스라엘 전체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땅의 티끌 같이, 바닷가의 모래 같이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있더라도, 

오직 남은 자만 구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이나 이방인이나 오직 남은 자만 구원에 이른다는 것으로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평가>

개핀의 견해는 매우 균형잡힌 것으로 구약의 성령론을 매우 귀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머무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큰 틀에서는 인정하지만 세부적인 확신이 결여되게 보입니다.


다음 글에서 그 부분을 다뤄보겠습니다.